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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기획자의 일

나는 어떻게 이벤트 기획자가 되었을까요?

by eventplanner_diary 2025. 6. 21.

너희가 90년대를 아느냐!! 

90년대 초, 한국에는 '이벤트'라는 새로운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88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행사'를 좀 더 전문적으로 만들게 됐고, 큰 산업으로 성장해 간 것 같아요.
이벤트 기획자가 생소한 직업이었던 만큼, 이벤트 기획자 과정 학원이 있었습니다.
'이벤트한다'라고 하면 삐에로 옷 입고 풍선 불어주고, 생일 잔치해주는 일이라고 알고 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친구따라 강남 갔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이벤트 기획자 과정에 등록한다는 친구를 따라 비싼 돈을 내고 학원을 다녔습니다.

그때 저는 런던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복학한 직후였고, 졸업 후 다시 런던으로 가서 공부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학원에 강의를 오신 어떤 회사 대표님을 보고 "아! 저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했고, 계획과는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나의 첫 직장

지원한 회사에 입사를 했고 커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같이 지원한 친구는 떨어졌는데 나만 입사하게 되어 우쭐했고, 그 분야에서는 네임드 회사였기 때문에 신나게 출근했던 것 같아요.
저의 첫 직장은 패션 이벤트를 전문으로 하는 모델라인 이었습니다.
모델라인은 패션쇼 기획제작 뿐 아니라 모델을 양성하는 아카데미도 운영하는 회사였고, 당시 대부분의 모델들이 모델라인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패션쇼 만드는 일

유명한 디자이너 선생님들과 일하고, 해외 브랜드들의 한국 런칭쇼도 하고, 갤러리아백화점에서 패션쇼도 하고... 3년여간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회사 생활에서 중요한 '사람복'도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이 일했던 친구, 언니들이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그들은 아직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데, 지금은 유명한 회사의 대표님들이 되었어요!!
 

 
 
이벤트 기획제작 회사들은 다양한 형식의 이벤트를 소화하지만, 패션 분야는 커버하지 못합니다.
패션쇼나 관련 이벤트들만의 전문성이 있어요.
그런면에서 모델라인에서 일했던 경력은 이후 저에게 큰 재산이 되었습니다.
잘난척하고 아는척하기 딱 좋았거든요!! 
 
아! 그리고 이때 이 직업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핫한 직업의 척도,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으로 등장했습니다. 무려 황신혜...
 

고된 노동

하지만, 좋기만 한 것은 없습니다.
노동 강도가 꽤 쎈 직업이었어요.
야근도 많았고 주말 휴일 근무도 일상이었어요.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9 to 6가 정확했던 옛날 사람, 아빠는 "일 같지도 않은 일"이라고 했고, 새벽까지 리허설 준비를 하느라 연락이 안 되던 어느 날은 내가 실종되었다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었어요.
(핸드폰이 없던, 인신매매 사건이 뉴스에 나오던 시절이었어요. 하하)
 

 
 
그런데도 그때는 그냥 일이 좋았어요. 
패션 뿐 아니라 다른 이벤트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직을 결정했으니까요. 
이때부터 '빼박' 이벤트 기획자로 살게 되었습니다.
 
이직 후 이야기 다음 글에서 계속 할게요!!